끄적끄적/놀러가기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을 보고..

오요니 2023. 12. 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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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십년지기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이런저런 각자 사는 이야기도 하고, 점심도 사먹고 덕수궁 안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장욱진 회고전을 봤다.
친구가 예약해놓은 전시로 작가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태에서 갔던 전시라 별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너무 만족스러운 전시였다.
장욱진 선생의 그림과 생각이 담긴 글을 보니 인생을 참 멋있게 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중섭, 김환기와 같은 2세대 서양화가라는 것을 이번전시를 통해알았다. 
덕수궁 내부에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렇게 규모가 크진 않은데, 1,2층 모두 총 4가지 카테고리로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내부는 보기가 편안했고, 집중하기 쉬웠다.
전시가 시작되기 전에 장욱진 선생의 연대기를 볼 수 있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죽기 몇년전에 해외여행을 다녀오신게 너무 멋있었다.
연세도 있으신데, 가보고싶은 곳을 다 가보시고 별세하셨구나. 죽기 전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곳을 떠날 수 있는 용기가 대담하게 느껴졌다.

아기자기하고 약간은 빈티지 맨투맨 티셔츠 디자인으로 나오면 이쁘겠다 ~ 하면서 봤던 작품.
그림의 원근법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는데도, 화폭안에서 이상하지가 않고 오히려 풍요롭고 따뜻해보였다.
장욱진 선생의 초기 작품으로  후기로 갈수록 점차 선과 색상이 비교적 단순하게 바뀌고 그림 기법도 변화한다.
작품을 찬찬히 감상할때마다 공통점이 장욱진 선생은 아이 , 나무 , 새 , 해와 달 을 주로 그렸다.
아이의 천진난만하고, 무해한 느낌이 좋은것일까. 아이의 그림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그림도 정말 멋있지만, 액자 디자인도 환상적이였다. 그림을 돋보이게 해주는 액자 선택에 절로 감탄 , 박수..
하지만 사진에는 액자를 다담기에는 그림이 잘 보이지 않으므로 다 잘라냈다. 아쉽. 

색감을 어쩜 이렇게 따뜻하고 편안한 색상으로 골라서 잘 쓸수 있을까.. 역시 예술가는 달라. 
보다보면, 일본 유학생활 등 해외에서도 영감을 받아 본인의 스타일대로 잘 녹인것이 너무 멋있었다. 

보다보면 기법들이 점차 초기와는 많이 다른형식들이 보인다.
장욱진 선생 사진도 많이 있었는데, 젊었을때 수트핏이 아주 예술인 멋쟁이셨다.. 
그분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구절들이 전시 중간중간에 같이 써져있었는데, 너무 멋있어서 몇개 찍어왔다.

친구는 저 글귀를 보고는 인생의 모토로 삼아야하는것 아니냐며, 너무 멋있는 말이라고 했다.
나도 공감.. 그림뿐만 아니라 글에도 소질이 있어보인다. 어느 문장하나 허투루가 없는 담백한 글귀들. 

한곳에 정신을 집중하면 나 이외에 아무것도 없을 만큼 나도 좋아하는 것이 생길 수 있을까. 부러운 인생이다.

이런 마음이 있어서, 어린아이를 참 많이 그림에 담았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글을 읽으니 그 분의 그림이 더 잘 이해가 되었다.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으신분.  저 글과 작품이 같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뭔가 어울려보여서 배치.
 

좌측은 장욱진 선생의 자화장이라는 제목의 작품. 평소 본인의 모습과 아주 흡사하다고 한다.
우측은 노년의 장욱진 선생의 모습. 예술가의 면모가 돋보인다. 사진속 자신의 작품을 배치해놓은 것도 느낌있다.
사실 내가 찍어온 것은 아주 극히 일부이고, 더 멋있고 근사한 작품들은 눈으로 담은것이 많다.
장욱진 선생을 이제야 알게되었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두고두고 잊지않고 되새기며 보고싶은 작가가 되었다.
미술관을 잘 가지 않는 분들도, 난 그림에 식견이 없어 하는 분들도 너도나도 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그림들이라
덕수궁에 갈일이 있으면 꼭  ! 추천한다. 2024.2월까지 이므로~ 얼마남지 않은 귀한 전시를 볼 수 있어서 친구에게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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