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요니일기

사랑하는 나의 아빠에게 쓰는 편지

오요니 2024. 1. 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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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는날 아빠와 별이

아빠 안녕? 
결혼하고 처음 독립하게된 이후부터 매일 아빠한테 연락을 하는데도 왜 이리 떨어져있으면 보고싶은지 모르겠다.
막상 만나면, 조금 더 몸 관리할 수 있는데 안하는 모습에 욱하고 짜증이 나는데 말이지.
내 나이가 30대 중반에 지나갈수록, 아빠는 점점 더 늙는게 보여서 매일이 아쉬워.
아빠는 진짜 말 안듣는 중학생 아들 같다는 생각이 왜이리 드는지 모르겠어.
술도 좋아하고 사람도 좋아하는데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금주를 선언한 아빠.
금주를 시작하면서 시무룩한 아빠의 모습이 어찌나 짠하던지.. 한편으론 웃기고 귀엽.

요즘의 나는 아이낳고 더 인간관계가 좁아졌어. 퇴사하니까 회사 인맥도 사라지고, 미혼인 친구들에겐 내 이야기가 공감이 안될테니 연락을 주저하게되네.
그리고 나와 같이 아이를 키우게된 친한 친구도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상처가 되는 말을 툭툭 내뱉어서 거리를 두게되는 요즘이야. 나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이렇게 터득하는가 싶기도 하지만 그러고나니 주변에 남는 사람이 별로 없어. 우리 아빠는 초등학교 동창 친구들부터 성당 사람들 , 가게 주변 인맥들 그 동네에 아빠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 나와는 정말 다른 외향적인 성격이고 사람들도 아빠를 좋아하지. 
그래도 아빠의 가장 친한 친구는 딸인 나였으면 좋겠어. 호호. 

60이 넘은 아빠가,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발버둥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때면 마음이 아려.
그런 모습을 볼때면 나도 저렇게 평생을 돈을 벌기위해서 고군분투 해야하는 것이 살짝 두려워.
아빠는 나에게 재산을 물려주진 못해도, 나는 아빠에게서 절실함을 배웠어.
나는 아빠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힘을 얻고, 내일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아이가 있어보니까
엄마는 아프면 아이를 지킬수가 없어. 그래서 엄마는 아프면 안되더라. 자식은 그런 존재인가봐.
그래서 요즘 나는 내 몸을 무리하지 않고 매사에 더 조심하게 되더라고. 아빠도 나를 위해서 조금 더 몸을 사려줬으면 좋겠다.
자식은 엄마 아빠가 없으면 힘들어. 내 나이가 마흔이 되도, 엄마 아빠는 있음 좋겠어.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하자. 아빠 최고~ 사랑해.

같이 미술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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