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요니일기

이제는 세상에 없는 언니가 생각나는 이유

오요니 2022. 7. 24.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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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러니까 거의 3 , 갑작스럽게 대학동기한테 연락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새해 안부 문자에 답장이 없어, 육아 하느라 바쁜가보다 생각만 하고 지냈던 언니의 부고 소식.

작년 6월에 나의 결혼식에서 만나고 만남이 마지막이 될거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원인은 난소암 이라고 했다.

 

작년 8월에 코로나 백신을 맞고.. 건강검진에서도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달 아랫배쪽에 통증을 느껴서, 병원을 갔더니 이미 난소암 4 충격적인 소식..

11월정도 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했는데, 그리고 4월에 임종을 맞이해야했다고..

원인이 코로나 백신때문인지 아직도 도통 알수는 없지만 

36세의 젊은 나이에 난소암 말기라는 진단결과는 얼마나 충격적이고 두려웠을까.

나보다 언니와 연락을 자주했던 대학동기도 사실을 부고문자와 함께 알게된 소식이라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대학동기한테 말할 여유와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았을 짧은 기간.. 누구한테도 설명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부고문자에는 언니의 남편과 5살배기 딸의 이름이 상주에 적혀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미어졌다.

나는 그때 임신 17주정도 되었을때라, 장례식장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대학동기는 장례식장에 다녀와서, 안절부절하는 내게 연락을 주었다.

언니는 임종의 순간에 아이의 얼굴을 보지못하고 떠났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12 이하 어린이는 병원출입이 금지한다는 이유에서..

언니의 남편이 간호사에게 몇분이라도 얼굴을 직접 없겠냐고 사정을 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고 했다.

남아있는 다섯살배기 딸과 남편을 두고 떠나야하는 언니의 심정을 나는 차마 헤아릴 수가 없다.

 

이제 5 소녀는,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있을까..

옆에 너무나 당연하게 있었던 아내가 없는 현실을 형부는 어떻게 감당해야하나..

발인 형부의 감사 문자를 받고, 나는 최대한 간결하게 문자를 보냈다. 

어떠한 위로도 안되겠지만, 언니는 좋은데 갔을거예요.

이제는 형부와 남아있는 애기가 가장 소중하니까 마음 추스리길 바란다고.

 아빠가 아프면 아이가 힘들거예요.대학동기들이랑 언제 아이보러 가겠다는 말과함께.

 

사실 언니와 대학 동기중에서 가까운 사이는 아니였지만

이제 몇개월 뒤면 아이엄마가 되는 상황이여서 그런건지, 언니의 부고 소식  

한두달은 새벽에 깨면 언니 얼굴이 계속 스치고, 퇴근길에 아이와 손잡고 가는 젊은 엄마들을 볼때마다

죽은 언니가 생각나서 차마 고개를 들수가 없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기위해 계속 공부를 해왔던 언니.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돌아오기까지 5시간 동안 도서관에서 공부할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사람.

언니의 카톡은 여전히 활성화 되어있고 생일이라는 카톡알람이 뜨지만 보낼수가 없다.

생일을 서로 챙기는 사이도 아니었지만, 내가 아이를 가졌다고 말하면 누구보다 축하해줬을 언니가 보고싶다.

 

언니의 생일을 기리면서 나는 이상 남아있는 자들을 가여워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서서히 자기의 자리를 찾아갈것이고,

그들 자신의 인생에서 동정이나 가여움이란 그늘이 드리워지지 않도록 해야겠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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