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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사기로 600만원을 잃었다.

오요니 2024. 2. 3.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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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보이스피싱 보다는 전세사기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전세사기를 당한 젊은이들이 목숨을 끊는 기사를 볼때마다 나의 숨기고픈 과거를 회상했다.
한 2주를 고민하다가 조심스레 꺼내본다.

나는 보이스피싱으로 청약통장 300만원, 퇴사 후 재 취업을 하려고 모아둔돈 300만원 총 600만원을 날렸다.

벌써 한 7년정도 이전의 과거지만, 나는 아직도 내가 사기당한 일이 너무나 생생하다.
누군가에게는 푼돈일수 있지만 그 당시 나에게는 엄청 큰돈이었다.
내가 보이스피싱을 왜 당했는지 수도없이 생각해봤다.
나에게 사기는 퇴사 후에 자신감이 바닥을 치고 있을때 일어났다.
 

내 계좌번호를 정확히 알고있었고, 사기범이 알려준 URL 사이트에서 내 계좌를 검색해보니 내계좌가 줄줄이 떴었다.

지금 생각하면 경찰청에서 개인에게 전화오는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데.. 그 당시엔 너무도 순진하게 그 사기범의 말을 철썩같이 믿었다.
그리고는 하라고 하는데로 청약통장에서 돈을 빼서 해지하여 다른 은행에서 입금까지 한 3시간정도 붙잡혀있었다.
전화중에 다른 전화가 오거나 문자가와도 절대 이야기하지말라고 해서 그말도 믿었다.
입금 하고도 한시간정도 사기범이랑 통화를 했는데 아마 내 돈을 찾을때까지 시간을 벌기위함 이었겠지.

 

내가 아직도 억울하고 화나는 것은, 나의 돈을 훔쳐간 사기범의 걱정을 내가 해줬다는거다.

업무가 많을텐데 이 일을 처리 하느라 다른일을 못하는 것 아니냐며 사기꾼을 오히려 걱정해준 내 자신이 참으로 순진했다.
1시간뒤 전화연결이안되고.. 경찰서에서 울면서 진술을 하는데 그때 상담을 해준 경찰 분의 신고수첩이 충격적이였다.

10만원부터 1억까지 1시간당 보이스피싱으로 사기를 당해서 찾아오거나 전화오는 사람의 숫자가 15명이 넘었다.

보이스피싱으로 잃어버린돈을 찾을수 있는가? 절대 찾을 수 없다.

내 자의로 가상계좌에 스스로 돈을 이체한것은 어떻게 30분에서 1시간 이내가 아닌이상 돌릴수가 없다.
그 시간을 벌기위해서 사기꾼이 전화를 끊지않고 계속 나랑 통화를 했던거구나.. 라고 그때 알수 있었다.

사건을 접수했지만, 한 3달뒤에 내 돈이 인출된 지점이 어디라는점 문자 한통 외에는 아무것도 진행되지 못한채 끝이났다.

사기를 당한 수많은 사람중 한명으로.. 그렇게 몇년은 마음고생하고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리다.
가장 속상한것은 보이스피싱을 당한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가 너무 무지해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하기에 사기를 당한 것을 알리지도 못한다.
내가 한심하고 바보같다고 생각이 들때마다 생각한다. 나는 사람을 잘 믿어서 그런거지 나의 잘못이 아니다.
가족외에 사람은 함부로 믿지 말자라는 인생공부를 한 것이다. 라고 말이다. 그러니 제발 나와 같이 보이스 피싱이든 어떤 사기를 당해서

너무나 마음이 아픈분들에게. 같은 일을 겪은 사람으로서 전하고 싶다.

의심못한 당신의 잘못이 절대 아니다.

벌 받아야하는건 사기를 친 사기범이지. 우리가 아니다. 돈을 되찾을수 없다는 것은 너무 속상한 일이지만 다시 일어나야한다.
다시 모을수 있다. 그래야한다. 나의 잘못이라며 계속 자책하면 나의 기분도 수면아래로 가라앉는다.
아픈일을 겪고도 툭툭 털어낼 수 있어야한다. 아직도 나는 툭툭 털어내진 못했다. 스스로도 다시 자책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을수 밖에 없다. 앞으로 쭉 살아야하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이 아닌 전세사기로 몇억의 큰 돈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분들의 마음은 내가 헤아릴수도 없다.
삶의 이유와 의지가 모두 날라가겠지… 안타깝고 잔인한 현실이다.
내가 정말 숨기고 싶고,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을 글로 적는것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툭툭 털고 싶다.
글로 쓰다보니 그때의 감정도 지나가고, 놀란 가족들도 스쳐지나 간다.
사기를 당한 그 뒤로 나는 사람을 잘 믿지 않으려한다.
나에게 이유없는 혜택을 주는 사람은 가족외엔 없다고 생각하고 산다.
나의 지인이 이유없는 좋은 혜택이나 정보를 준다는 것은 나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는것이고, 모르는 사람이 그렇다는것은 광고나 아니면 거짓이다.
이 것을 마음속에 새기면서 살게되었다.. 참 씁쓸한 현실이지만 이것이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같은 일을 겪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단 한가지,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어서 글을 썼다.

당신의 잘못이 절대 아니다. 자책하지 마세요.. 같이 꼭 천천히 걸어나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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