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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힘겨웠던 자연분만 출산후기

오요니 2022. 10. 1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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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6일이 예정일이였던 나는 정확하게 출산 예정일에 가진통을 겪었다.
그리고 그날 오후 7시쯤 이슬(피비침)을 봤다.
그리고 10.07일 11시부터 치골통이 점차 심해지면서 .. 치골과 골반쪽이 빠질 것 같은 통증이 계속 심하게 반복되었다.
그런데 초산인경우에는, 규칙적으로 진통이 되어야 병원으로 오라고 했는데.. 뭔가 어플로 진통을 재기에는 처음이라 이게 진통으로 쳐도 되는
건지.... 규칙적이지 않은것 같기도하고 규칙적인것 같기도하고.. 긴가민가 했다. 그래서 재다가 새벽 3시에 도저히 너무 아파서
어플이고 뭐고 병원에 연락 후 바로 병원으로 갔다. 집으로 다시 가라고 해도 가면 되지.. 싶은 심정으로 방문했다.

병원에서 내진을 했는데, 벌써 자궁문이 5센티 정도 열렸고 입원해야한다고 했다.
산모님이 엄청 진통을 참았구나 하며 조산사께서 안쓰러운 눈빛을 내게 보내왔다.
자궁문이 5센티 정도 열렸으니 바로 무통주사를 준비해주겠다고 했다.
그 뒤 , 관장을 해줬는데 이미 나는 집에서 속을 다 비웠던 터라 관장은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출산후기에서 묘사하는 무통천국이라는 말에 무통주사는 그냥 통증을 줄여주는 주사인가보다.
하고 단순한 주삿바늘을 생각했는데 그게 오히려 생각과는 달랐다.
척추쪽에 주사를 놓는것 까진 알고 있었는데 굉장히.. 큰 바늘이 들어오는 느낌이고 주사를 한번이 아니라 여러개가 등뒤에서 꽂히는 느낌.. 묵직한 불쾌감과 함께 시간이 좀 지나니 서서히 다리부터 감각이 없어졌다.

무통주사는 낯설었지만 확실히 감각이 없어지면서 통증이 없어졌다. 그렇게 2시간이 흘렀고
사실 전날 가진통을 하루 내내 겪었던 탓에 제대로 앉아있기도 못했던 나는 잠이 들었다.



그리고 또 시작된 진통에서는, 치골과 골반이 부서질 것 같은 생리통이라 해야하나 몸이 비틀어지는 통증인데
생리통을 중학교때부터 심하게 겪었던 나는 의외로 진통은 잘 참았다. 무통을 맞으면 시간이 지체되니까
한시간정도 진통을 겪은 다음, 두번째 무통주사를 맞았다. 자궁문은 8센티 정도 열린 상태였다.
그렇게 또 두시간이 흘렀고 진통을 겪고 세번째 무통주사를 맞았다. 자궁문은 10센티 다 열린상태였다.
숱한 많은 출산후기에서 고통스러워했던 부분이 자궁문이 다 열릴때까지 진통을 참는것이였는데..
이미 나는 집에서 진통을 참다가 왔기때문에 자궁문이 다 열리는 것 까지의 힘든 싸움은 난 너무나 쉽게 통과했다.
아 이렇게만 되면 난 금방 출산하겠구나 싶었다. 이때까지 정말 나도 남편도 뒤에 있을 일은 전혀 예상도 하지 못했다.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서는, 자궁문이 다 열린상태여야 하고 그 다음은 아기가 다 열린 자궁문으로 내려와야한다.
그래서 아이를 회음부 쪽으로 내려오기위해서 힘을 줘야한다고 했다.
초산인 경우에는 아이가 잘 내려오지 않으므로, 힘을 많이 줘야한다고... 그때 힘을 주는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개구리 다리 포즈로 벌리되 다리를 스스로 당겨야하며, 진통이 가장 셀 때 항문쪽에 힘을 줘야한다는 것이 아닌가.
마치.. 정말 높은 파도가 나한테 휘몰아칠때, 얇은 서핑보드에 올라타 스스로 파도를 넘어야하는 이미지가 상상됬다.
스스로 파도를 넘는것은 나밖에 할 수가 없어서.. 내가 스스로 진통이 가장 셀때를 기다렸다가
진통이 가장 셀때 1. 다리를 벌려서 들되 머리를 들고 힘을 주되 2.얼굴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한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개구리 다리를 스스로하고 다리를 들어올리면서 아래 항문에 힘을 주는 사람이 어떻게
얼굴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수 있을까?.... 얼굴에 힘이들어가게되면 눈에 핏줄이 터질수도 있고.. 얼굴이 상할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게 힘줘서 아기를 내려오는 연습만 거의 3시간을 한 것 같다... 횟수로 치면 60번은 한 것 같은데..
너무 힘이 부족하여, 바닥에 조산사를 팔로 감싸앉으며 쪼그려앉아서 힘을 줬다. 그렇게 점차 아이를 내려오게 했는데,
정말 굴욕적이고, 원시적인 방법이였다... 진통의 강도는 너무 센데 아래까지 힘을 줘야하니 .. 5번만 더해봅시다. 5번만 해봅시다. 10번만 해봅시다. 이런식으로 계속.. 하다보니 정말 실신할 것 같았다.
자연분만을 추구했던 원장님도 원망스럽고, 이럴거면.. 제왕절개를 할걸... 후회도 되었다.

하지만 입밖으로 포기하겠다라는 말은 차마 할수가 없었다. 정말 멘탈이 너덜너덜해진 나를 어떻게든 이끌어주려는 조산사분들이 계셔서.. 차마 그만두고싶다는 말이 쉬이 입 밖으로 뱉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중간에 열도 나기 시작한터라 향생제를 맞아가면서 빨리 출산을 하지 않으면 이 고생을 하고 응급제왕을 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마음에 얼굴에 힘이 들어가도 무조건 힘을 줘야겠다 싶었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점차 힘이 딸리고, 아이는 내려올 생각이 없어보이자 무통주사를 반정도 맞고 진행을 해봐도 된다는 조산사의 의견이 있었지만..
그렇게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나도 아기도 좋을 것 같지 않았다. 너무 아파서 정말 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스스로 파도를 넘어야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다시 해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열심히 20번을 다시 힘을 주었다. 그렇게 아기 머리가 점차 보이기 시작하고 새벽 4시에 병원에 온 이후
10시간이 지난 오후 2시에 분만준비가 다 갖춰줬다. 필사적으로 힘을 주었다. 얼굴에 힘을 주지 말라는 말은 나중에는 그냥 무시하게되었다. 힘을 최대한 주어야 아이가 나오는데 싶어 있는 힘을 다 짜냈다. 그 순간 눈 핏줄이 터질 걱정은 들지도 않았다.
흰자가 뒤집히는 느낌.... 정말 아무것도 안보이고 들리지 않을때 오후 2시 20분이 되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사실, 아이울음소리를 듣지 못했다. 다만 뭔가가 다리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느낌이 들자 끝났구나 라는 느낌이 들면서 눈을 감고 의식이 잠깐 없었던 것 같다. 내 배위에 따뜻한 아이의 체온이 느껴졌지만.. 힘이 다 빠졌던 나는 어떠한 감동을 느낄순 없었다.
더 이상 힘을 주지 않아도 된다라는 생각. 파도를 스스로 넘었다는 생각. 이제 그냥 있어도 된다 라는 생각에 눈을 계속 감고 있었다.

출산 후에 조산사분들을 껴안으며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사실 의사는.. 마지막에 아이를 받고 봉합하는 마지막 과정에 살짝 참여하는느낌.. 100% 중에 98%를 조산사와 남편의 손과 어깨를 잡으며 같이 호흡했다.


내가 경험한 자연분만은 정말 쉽지 않았다. 체력이 없으면 자연분만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지금에서야 장점이라면, 바로 음식과 물을 섭취할수 있다는점. 수술은 아니라는점.
단점은 정말..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을 내려야한다. 더 시간을 끌지 아니면 고통을 정면으로 맞설지...
물론 나처럼 아이가 내려오지 않아 고생하지만 않았어도 출산후기가 이렇게 힘들다 하진 않았을 거다.
진통과 힘주기몇번이라면 오히려 해볼만 하다. 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었다. 사람마다 아이가 내려와 있는것이 다르니까..
이미 아이가 다 내려와서 머리까지 보인다면 힘주기 몇번에 아이는 나올수 있다. 그런 친구들은 출산시간이 굉장히 빠르다.
하지만.. 초산인경우 대부분.. 아이가 잘 내려오지 않아 힘을 오랫동안 많이 줘야해서 출산시간이 10시간이면 정말 빨리 끝낸거라고 하셨다.
하.. 내가 빠른편이라니 ... ㅠㅠ ..

사실 진통과 힘주기 모든 것을 할때 나는 소리한번 지르지 않았다. 진통이 심할때도 눈물만 훔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속으로 다 참아서 여파가 더 큰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얼굴에 잔뜩힘을 줬던 나는 얼굴에 핏줄이 다 터졌고, 오른쪽 귀 한쪽이 잘 들리지 않음과 이명으로 일주일정도 불편함을 겪었다.

일주일이 흐르자, 서서히 피부의 터진 핏줄도 가라앉고, 불편했던 귀한쪽도 괜찮아졌다.
하지만, 회음부는 일주일이 지난 지금 아직도 불편하다. 아래 측방절개한 부분이 부어있고 항문까지 아직 통증이 있다.
정말 아이를 출산하는 일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하는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나는 자연분만만 해봤기에, 제왕절개만의 불편함은 분명 있을테지만... 나는 다시 선택할수있다면 제왕절개 수술을 선택할 것 같다.

너무나 적나라해서 보게되는 산모들은 인상을 찡그릴수있지만, 나는 나의 출산후기를 최대한 자세히 기록하고 싶었다.
나중에 잊혀지고 무뎌지기 전에.. 내가 겪은 것들을 기록하는 것은 중요하니까.
일주일이 지난 지금, 태어난 아기는 무엇과도 바꿀수 없을 만큼 너무나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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